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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작업은 아니에요.”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융합예술 플랫폼<언폴드 엑스(X)>(28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참여하는 유화수(43) 작가는 자신의 출품작 ‘데이지의 더 이상한 기계’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작품은 첨단 장비를 사용한 새로운 기술과 단순한 움직임을 보이는 진부한 기술을 통해 ‘기술 발전과 장애의 비대칭적 관계’를 설치와 영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김초엽 소설가의 동명의 작품에서 출발했다. 김작가는 소설 속에서 “기술의 발달이 과연 장애를 소거시켜 줄까? 그렇다면 기술의 효용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번 작품도 비슷한 질문에서 시작했단다.
“우리는 신기술과 매체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상반된 차이를 보입니다. 여전히 70년대에 머물러 있는 자와 제멋대로 오해하고 선택적으로 소화하는 자들이 혼재돼 있죠.”
이렇듯 이 작품은 기술 이면에 존재하는 변종과 여기에서 발생하는 가능성을 주목했다. 수많은 기술이 탑재된 기계들이 가동되면서 기능적으로 충돌과 오작동을 하게된다. “애초 제조 목적과 다른 지점에서 작동되는 기계들은 애프터서비스(AS)가 불가하지만, 작업 안에서 상호보완적 기능과 역할이 발생해 나름대로 질서를 찾고 연립하는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앞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이번 작품에 기대하는 유 작가는 자기 생각을 이렇게 정리했다. “새로운 기술과 매체가 등장하면 동시에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기술도 생겨요. 이는 기술을 받아들이는 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받아들이느냐마느냐로 나누기 전에 기술의 발달이 나가야 할 방향을 여러 층위에서 고민하기 위해 ‘데이지의 이상한 기계’는 느릿느릿 더디게 돌고 돕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유화수는 동국대에서 조소를 전공해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다. 개인전으로는 ‘잡초의 자리’(2021, 서울), ‘Shadow Working’(2018, 중국), ‘Working Holiday’(2016, 독일) 등과, 프로젝트 기획으로는 ‘잘못 보이고 잘못 말해진’ ‘정상궤도’(이상 2019), ‘당신의 각도’(2018), ‘세운+대림상가’(2017) 등이 있다. 중국, 독일과 고양레지던시 창동레지던시 등지에 입주한 바 있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