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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급 빈곤층 규모는 3년마다 실시하는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및 평가 연구’를 통해 추산하는데, 2021년 통계는 이르면 다음달에 나온다.정부는 2017년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통해 비수급 빈곤층이 2020년 33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위기가구 발굴, 긴급복지 확대 등으로 복지망이 촘촘해지고 예산도 빠르게 늘어났지만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서울신문이 직접 제보와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사회복지재단 등 117곳의 도움을 통해 발로 찾은 전국의 비수급 빈곤층의 삶은 암담하고 처참했다.“기초생활수급 대상도 안 되는데 굶어서라도 꼬박꼬박 낸 공과금 때문에 위기가구도 못 된다고요?”지난 4월 4일 오후 1시.
갓 돌이 지난 쌍둥이 딸을 안고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이다현(가명·38)씨가 울먹였다. 기초생활수급자 조건 사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통장에 찍힌 금액이 1000만원일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는데 기초생활수급도, 위기가구 지원 대상도 될 수 없다는 말 때문이었다.수급 신청조차 어려운 건 다현씨에게 법적으로 아직 배우자가 존재해서다.
이혼 소송까지 준비해야 하는 탓에 머리가 아프지만 이보다 더 아픈 건 모니터를 보던 복지센터 직원의 무심한 말이었다.“부모님에게 도와달라고 해보세요.”학대 가정에서 자라 부모와 연락을 거의 끊다시피 한 다현씨는 도움을 요청할 가족이 없다.
다현씨는 한숨을 쉬었다.“아이를 키우는 집인데 전기가 끊기면 어떻게 하라고요….”전세 대출로 한 달에 나가는 돈(이자)만 40만원.
쌍둥이 딸 주안이와 주은이를 위한 분유와 기저귓값을 더하면 60만원이 훌쩍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