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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는 지난 2월 20일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이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수장으로 정해성 위원장을 임명, 본격적으로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을 물색해왔다. 정 위원장 체제 전력강화위는 대표팀 감독 자리에 관심을 보인 100명 안팎의 외국인 지도자를 놓고 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나 외국인 후보의 경우 항상 축구협회와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명문 팀에서 뛰는 선수들로 채워진 한국을 이끌만한 역량 있는 지도자는 몸값이 비쌌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재정 상황은 좋지 않다. 내년 준공 예정인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공사 비용이 늘어나 300억원가량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게다가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거액의 위약금도 감당해야 했다.
협회가 계속 같은 딜레마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자 정 위원장은 홍 감독, 김도훈 감독 등 국내 지도자 쪽으로 판단이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파 감독을 물색하기 위해 해외 원정 면담까지 떠났으나 여기서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했는지 협회의 최종 선택은 국내 지도자 홍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한민국 팔레스타인 국가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이유로 경기 철학, 리더십 등 8개 항목을 들면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지난 8일 취재진 대상 브리핑에서 언급한 항목은 ▲빌드업 등 전술적 측면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 연속성 ▲감독으로서 성과 ▲현재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험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의 부족 ▲ 외국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다.
종합해 보면, 수개월 동안 정식 감독을 찾지 못하고 두 차례나 대한민국 이라크 A매치 기간을 임시 감독 체제로 보낸 축구협회가 결국 현직 K리그1 구단을 이끄는 홍 감독에게 '구조요청'을 한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