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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이윤희(found39)
‘소멸’의 슬픔을 겪으며 문예감성은 푸른 문인들이 가꾸어 가는 깨끗한 청장 문예지입니다
1. 패거리하된 집단폐쇄주의를 개혁하고자 합니다 2. 패거리화된 문단권력주의를 혁파하고자 합니다 3. 문예지의 건정성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4. 상업성과 결탁하여 저질화된 탁락한 문인을 배격합니다
문예감성/ 청정 문예지의 마지막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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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火葬)
2023-01-07
조회수 : 1277

발화점에서 시작된 생

투병 끝에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가

약 벌레가 된 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살고 싶다고 더 살고 싶다고

신의 옷자락을 잡고

나 매달린 적 없으니

매일 밤 잠들기 전

이대로 깨어나지 않기를

오랫동안 빌고 매달렸던 것은

얼마나 오만함인가

 

쪽문을 열고 일순간

망설임도 없이

조각보처럼 이어져 있던

기억이

화르륵 녹아

밀폐된 면과 면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부활을 꿈꾸는가

살아있는 동안

뜨겁게 그녀를 사랑한 남자

갈피가 다 바랜 성격 속에 더 이상 신은 

존재 하지 않았으므로

한 뼘 더 자란 남자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펼친다

 

원천 시립 연화장 

언덕 아래 비탈진 마당

'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쫒아내며'

단단한 벽을 타고 오르는 포도 알갱이가 물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