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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서녘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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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울면
2024-10-08
조회수 : 60

뻐꾸기 울 때면

 

 

 

뻐꾸기 그리 슬피 우는 것은 내 안의 슬픔을 다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내 안에 우거진 숲이 있다 누가 매일 걸어 들어갔나 숲 사이로 둥글게 길이 나 있다 그 숲에 뻐꾸기 한 마리 살고 있다

기뻐서 울고너무 슬퍼 울 때 내 안의 뻐꾸기를 날려 보낸다

울음이 격하여서 뻐꾸기가 운다 뻐꾹 소리는 뻐꾸기 세상 밖으로 날아가려다 좁디좁은 목구멍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다 울음이 나를 공명한다

당신 가시던 날 슬피 울던 뻐꾸기행로가 궁금하다

뻐꾸기 울음을 들으며 빙 둘러선 가족과 친척들 그때 너무 슬퍼 울음이 안 나오거든 나처럼만 울라는 듯 뻐꾸기 울었다 뻐꾹뻐꾹 울었다 뻐꾸기 울음엔 냇물 소리와 숲의 바람 소리가 들어 있다

뻐꾸기 울음은 원통 모양이라 그대로 족보를 말아 보관하기에 안성맞춤하다 뻐꾸기 울 때면 울음에 돌돌 말아 넣어두었던 집안의 내력이 펼쳐진다

 

꽃 진 계절인데 뻐꾸기가 운다

날 부르는 소리다 당신이 찾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