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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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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下弦
2024-08-09
조회수 : 101

 

하현달에 대한 이미지 결과. 크기: 200 x 150. 출처: pixabay.com

 

 

 

 

 

달빛을 땅 위에 죄 엎질러 놓은 저것을 만두라 부른다

 

달을 보면 나는 당신이 보고 싶다

한 여자의 수고를 돌아 나와야 먹을 수가 있는

만두를 빚는 달

먼저 소를 다질 때 칼의 춤을 보라 도마소리에 부엉이울음냇물 소리도 잠시 멈추었다지 물기 꽉 짠 소를 갖은양념에 버무려 놓는다

 

서둘러 만두피를 만든다 찰진 반죽을 조금씩 떼어내면서 고단한 하루를 동그랗게 말아낸 그것들은 간절한 기도의 방식

 

그 소원들에 밀가루를 듬뿍 묻혀 어둠을 밀어내면서 밀대로 원을 만들면서 밀자

만월이다

 

둥근 달에 속을 가득 채워 넣고 오므려 달의 앞섶을 꼭꼭 여며주면 배가 부른 반달, 그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 굴뚝 연기는 온 동네에 무성하게 맛있는 소문을 퍼뜨리고

빙 둘러앉아 우리가 먹은 건 붉은 생애

 

당신을 읽을 수 있는 문장이다

 

우리가 먹으므로 달은 또 이울고 차오르는 것

 

당신이 살고 있는 하늘가에 환하게 달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