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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세상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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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꽃
2024-03-23
조회수 : 206

산수유 꽃

  

꽃샘 추위가 물러나자 일제히 피어나는 꽃들
저건 열꽃이다 기침이다 재채기다 
그때 내가 열이 나고 으슬으슬 춥고 떨릴 때
나뭇가지마다 소름이 돋았다
독감을 앓아 나는 몸 져 누웠고,
한 보름 보름달 같은 알약들을 먹으며 이불 뒤집어 쓰고 앓을 때
잠결인 듯 약 기운인 듯 네 이름을 불렀다
겨우내 침묵했던 모든 말들이 풀려나며 가지마다 싹이 돋았다
뿌리들 흠뻑 물을 길어 올렸을 터
그때 지구가 기우뚱,
나는 중심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창문 너머 바라보던 하늘로 뻗어 올라간 나무의 길들 위에
노랗게 피어난 꽃들
네게로 가는 길이 참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