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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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2023-11-23
조회수 : 426
냉장고 속 달콤한 케이크를 듣는 거야
냉장고와 한 몸이 되는 건 순간이지
냉장고 소음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중저음 일정한 박동은 잠에 자꾸만 빠져들게 해
그때 나비 꿈을 꾼다는 걸 그는 알까
나는 오래된 냉장고의 깜장모자
무시로 냉장고에 불시착하는 나는
하루 종일 빙하기를 탐색하는 거지
필라멘트 깜빡이는 불빛에도 희망을 노래하지
냉장고와 고양이 화음으로 저녁이 온다지
내 울음은 어두움을 달래려 무시로 피어나는 꽃
방 안을 어슬렁거리던 내가
냉장고에 기대어 잠이 들곤 하지
배고픈 그림자도 함께 앉아 조는 거지
냉장고소리에 날마다 내가 사육된다는 걸 그는 알까
오늘도 딸깍,
인기척이 문을 나간 그 다음엔 나는 이 집의 주인
아무도 모르게 적요에 젖어 드는 시간이야
던져진 부메랑인 듯
그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초승이 된 달이 문을 열고 들어설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