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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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는 날
2024-07-20
조회수 : 88
남들 다 제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에
낯 선 마을로 이사 가자고
나는 짐을 꾸린다.
버리기 보다 지니고 가기 힘들어서
빈방에 슬그머니 밀어 둔 울 엄니
못 가고 남으신 나무람이며
지니고 가기보다 버리고 가기 더 힘든
집 사람 한숨이 마른 밥풀 붙듯
말라붙어 따라오고
그만 해도 될 것 같은데도
넉살 좋게 길을 재촉하는 역마살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리워지는 옛집을 두고
어느 별로 다시 이사 하자고
나는 자꾸 아프면서 늙는 건지...
금방이라도 울음 뿌릴 듯
가장자리도 붉은 놀은 저리도 한참인데
버리기도 지니기도 힘든 서러움이
헤어지지 말 자며
저 먼저 휘적거리며 앞 서 가는
올망졸망한 내 보따리
기왕지사 이지경이니
아예 전입신고 하고 함께 살까
어둠도 시름겨운 가
가로등에 달빛을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