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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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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 울 때는 그리움에 가서
2024-05-01
조회수 : 261

 

우리

외로울 때면 그리움에 가서

때 없는 기다림으로 나마

점점 더 간절해지기로 해요

아직도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저 쓸쓸함 때문이 아니라

해 질 녘 붉어 뜨는 구름 가장자리로

스멀스멀 지워지는 해넘이가

어디 먼데 가는 편지보다

더 은근한 기다림에 있기 때문이고

미쳐 하지 못한

매듭 말 보다 더 절절하게 허물어 져 오는
옛 그리움 때문입니다

산사 풍경 소리를 찾아가다

길 잃어버린 바람이

나뭇가지에 걸쳐 논 잔 떨림에도

침묵하는 북두칠성 때문 입니다

여럿 종탑을 얼렸던 겨울이

봄볕에 녹아 안개로 피어나는 것이나

하늘이 구름사이에서 언뜻언뜻 서성일 때

외로움이라도 기다려야 하는

그 딱한 그리움 에게

구겨지려는 마음 다스려 달라고 하는

다듬이 소리가 은근히 들리는 듯 해요

위로 받기 날 까지는 아직 먼데

햇빛이 식어 그늘이 되거나

꽃 빛 흐려 낙화가 되듯이

세월이 삭으면 무엇 되느냐고 물어도

안타깝지만 모른다고만 하고는

그냥, 해거름 녘 길 머리에서

만장으로 걸리는 석양이나 보라고 해요

할 수 없네요, 나는

오늘도 정든 혼 밥 데리고

새우깡에 소주

권커니 말거나 혼 술 해야겠네요

말하긴 쉬워도

산다는 일 점점 더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