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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세상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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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 소묘
2024-05-15
조회수 : 160

썩는 다는 말보다

삭힌다는 일로 돌려 생각해 보자

얼마나 깊고 귀한 말인가

그런데 썩을 줄도 모르는 것들이

잘 썩고 있는 것을 더럽다고 버린다

난지도

여기에 핀 억새의 전생은 쓰레기다

그 전생이

살자고 세상에 시린 손 내밀던 청구서 여서,

독촉장이어서,

사랑하자는 편지 여서,

원망할 만도 하건만

이미 다 삭혀져서

노여움 이라고는 한번도 잡아 보지 않은

억새의 참 순 하디 순한 손

그 하얀 拂塵불진 들이

바람 찬 흐린 날에도

예쁜 하늘 찾아 낸 다고

虛空허공 털기 굿 거리 장단 논다

그래서 그런가

속진을 탈탈 털어버린

뽀얀 손, 그 손 휘날림 들이

여보 란 듯이 일제히

기다림 가득한 철새로 날아

이제 그 매립지는

가을걷이 끝낸 햇빛만 그득한 상암 공원으로

한강변 특템 즐겨 찾기에 있다

 

금억새

-난지도 억새 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