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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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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바깥 / 시인.   이문재
2024-05-12
조회수 : 184

며칠 만에 겨우 일어나
식은 죽 한술
입술에 대려다 보니
내 몸이 나의 외부로 보인다
밥이 내 안의 바깥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돌아보니 내가
내 몸의 주인일 때 별로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인데
내가 내 몸에 세 들어 사는 것인데
꼬박꼬박 월세를 내고
안 밖으로 보살폈어야 하는데
세입자가 주인 노흣을 해 왔으니

몸이 고장 난 다음에야
밥 한술 뜨기가 버거워진 다음에야
바깥이 된 몸에게 멀어진 몸에게
마음이 따라 가지 못하는 몸에게
뒤 늦은 용서를 빌고 있나니

이제야 생각난다
몸은 신이 머무는 신성한 장소
몸이 내 안에 있는 장엄한 외부라는 말
며칠 드러누었다가 겨우 깨닫느니
다시 끓여 식힌 맑은 죽 다시 떠
내 안의 천지 자연에 바치오니

몸이시여
진정하시라 부디 돌아오시라

 

경희대학 국문과78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