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이 시대의 사표(師表)
한명희 교수님
전 국악원 원장
현 이미시 문화원 좌장
가곡 비목 작사가로 유명하신 선생께서 불초 서모를 포함 몇몇 지인을 초대 코리아나 호텔 중식당 상해에
점심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가사집 DMZ는 말하다 등 집필중인 문집에 대한 말씀과 여러 덕담이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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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인
멈춰 서서 바라보지 말걸 그랬다
표정 있는 앞모습보다
더 많은 것이 읽혀지는 쓸쓸함
차마 말하지 못했던 그림자
떨어진 꽃잎처럼 따라간다
화려한 무대 위 공연 끝마친 공허
혼신을 불태운 작가의 고독
치열한 현장에서 땀 흘린 노동자
씨앗 골라 파종하고 모종 심는 흙밭의 농부
그물을 펼치고 걷는 먼바다의 어부
누구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형제다
살아가는 존재의 처연함
사위어 가는 불꽃의 헌신이다
고목이 되어가는 뒷모습
보이고 싶지 않은 쓴웃음 멀리
세월을 등짐 지고 어디론가 가는 벌판이다
자연은 판단한다. 생물의 모든 것을 보듬어 키워도 그 결과는 스스로가 아는 판단하는 것이 아닌 자연의 판단으로 이뤄진다. 사람은 자연에 속한 작은 존재다. 그러나 자연을 이기려는 욕망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 강할수록 더 비참해지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인간은 스스로 이름을 짓고 광고하며 우뚝서려는 욕망을 버리지 않는다. 행하는 것에는 어떻게든 결과가 남는다. 성공률은 반의 반도 되지 못하지만 얻기 위한 시도는 끝이 없고 엎어진 상태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 끝난 후에 나타나는 뒷모습을 스스로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다. 만약 자기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아는 것을 스스로 파괴하며 일으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 인간은 포기를 모른다. 이뤄지지 않아도 버리지 못하는 욕심 때문에 이만큼 살고 있다고 큰 소리치며 계속 이거간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감정이나 부를 이루려는 욕심은 단체를 떠나서도 마찬가지다. 홍재인 시인은 그런 인간의 욕망의 결과를 평가하는 작품을 쓴 게 아니라 아쉬움이 남는 미련의 뒷모습을 그린다. 결과는 과정이 있기 마련이고 그 과정은 힘들다. 그러나 힘듬만큼 이뤄지내 못하는 쓸쓸함은 허무를 낳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이 보지 못한다. 언제나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이 보는 것이고 결과의 판단도 뒤에서 이뤄진다. 개개인이 결과를 미리 알고 있다면 더욱 큰 허무를 맛보지만 다행히 뒤를 보지 못하는 맹탕의 행위가 끊임없이 인간을 행하게 만든다. 사위어가는 불꽃의 헌신을 자신이 모른는 상태에서 다시 앞으로 나가고 매번 아쉬운 결과를 낳지만 그것이 인간을 살게 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인은 삶의 성과보다 행함에서 희망을 읽는다. [이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