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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서녘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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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자리
2024-06-14
조회수 : 149


오늘 밤 아홉시
나는 자오선을 지난다.
네 개의 사등성과 어둔 별들로 이루어진 내 모습
조금 더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
묵묵히 궤도를 돌고 돈다.
나는 왜 다리 잃은
겨울의 마지막 별자리일까!
오른쪽 다리 하나 잘려나간 일이
쓰디쓴 약이 되어,
날마다 보석으로 꾸미고 나와
겨울별 지고, 봄별 돋아나는 틈을
목숨이 다하도록 메우고 있다.
약 이천 년 전 하지, 태양은
내 자리에 걸려 있던 것을 잊고 살아간다.
누군가 다리 잘린 게 한 마리라는 생각 없이
묵묵히 지켜봐 준다면
난 행복한 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