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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서녘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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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왕식의 이오장의 시 '정없는 무지렁이 호소'에 대한 평석
2024-06-14
조회수 : 151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오장시인의 시 '징 없는 무지렁이 호소'
를 평석하다

             징 없는 무지렁이 호소
                                  시인  이오장
투표함이 열리고
우리는 장막에 가려진 무대 아래 섰구나
농악소리에 녹아든 표와
선전구호에 깃발 흔들던 표가
엿장수가락에 날리던 표에 뒤섞여
창문 없는 빌딩 주춧돌 감싸고
여의도 양말산 30개 기둥 흔드는 것을
눈 뜨고 눈 감고 귀 막고 귀 열어 보는구나
문 앞에서 불러대도 손님이 없어
옆집 끼리 품앗이 장사를 하고
저녁이면 주정뱅이 대리운전을 해도
한 푼을 통장에 남기지 못하는 점포는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 손으로 뽑은 선량의 입을 바라보며
한 손에는 깃발 한 손에 든 구호에 따라
무지렁이라고 스스로 낮추는 구나
투전판 장땡으로 딴 것이 아니고
걸어가다 횡재한 것이 아닌데
가슴깃에 반짝이는 금뱃지 누가 줬는지를
아무도 묻지 않고 대답하지 않는 여의도에
우루루 밀려가는 함성이 없으니
차라리 최고라 자칭하는 입 밑으로 들어가
얼쑤 얼쑤 입이나 맞출까
징이 없어 손바닥 마주치며 눈만 크게 뜨는 우리는
우리의 몫을 알지 못하니
발바닥 땀나도록 뜀뛰다가
위 아래로 찢어진 의원들 입이나 쳐다보자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오장 시인의 시, "징 없는 무지렁이 호소"는 현대 한국 사회의 정치와 사회적 문제를 섬
세하고 다층적으로 분석한 작품이다. 이 시는 정치적 무관심과 무력감, 그리고 이러한 감정
이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한다. 
첫 번째 연에서는 투표가 열리며 장막에 가려진 무대 아래 서 있는 상황을 묘사한다. "투표
함이 열리고 / 우리는 장막에 가려진 무대 아래 섰구나"라는 구절은 투표 과정이 공개적으
로 진행되지 않고, 마치 장막 뒤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을 상징적
으로 보여준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상황을 비판한다.
두 번째 연에서는 다양한 표의 모습이 묘사된다. "농악소리에 녹아든 표와 / 선전구호에 깃
발 흔들던 표가"라는 구절은 선거 운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대중이 특정한 정치적 구호나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
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 번째 연은 정치적 무관심과 무력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눈 뜨고 눈 감고 귀 막고 귀 열
어 보는구나"라는 표현은 대중이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외면하려고 하는 태도를 나타
낸다. 이는 정치적 참여가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다.
네 번째 연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시민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문 앞에서 불러대
도 손님이 없어 / 옆집 끼리 품앗이 장사를 하고"라는 구절은 소상공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는 정치적 무관심과 무력감이 결국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악순
환을 암시한다.
다섯 번째 연에서는 선량을 뽑는 행위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상황을 묘사한다. "우리는 우
리 손으로 뽑은 선량의 입을 바라보며 / 한 손에는 깃발 한 손에 든 구호에 따라 / 무지렁
이라고 스스로 낮추는 구나"라는 구절은 대중이 스스로를 낮추고, 정치적 권력을 쥔 자들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을 표현한다. 이는 정치적 권력이 대중으로부터 유래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여섯 번째 연은 금뱃지를 단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다. "가슴깃에 반짝이는 금뱃지 누가 
줬는지를 / 아무도 묻지 않고 대답하지 않는 여의도에"라는 구절은 정치적 권력이 어떻게 
부여되고, 그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을 비판한다. 이는 정치적 권력이 대중의 손에 의
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 연에서는 무력감과 무지렁이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대중의 모습을 그린다. "징이 없
어 손바닥 마주치며 눈만 크게 뜨는 우리는 / 우리의 몫을 알지 못하니"라는 구절은 대중이 
자신의 권리와 역할을 인식하지 못하고, 정치적 참여에 무력감을 느끼는 상황을 묘사한다. 
이는 정치적 무관심과 무력감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는 것이다.
이 시는 전반적으로 정치적 무관심과 무력감, 그리고 이러한 감정이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
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오장 시인은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정치적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지렁이로 살아가는 대중의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요컨대, 이 시는 현대 사회의 정치적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시인의 섬세한 표현과 사회적 통찰력이 돋보이는 수작秀作이다.

시인 이오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역임
부천문인회 고문
한국NGO신문 신춘문예 운영위원장
문학신문사 문학연수원, 국보문학, 가온문학 시창작 강사
수상
제5회 전영택문학상, 제36회 시문학상 등 수상
시집
『왕릉』 『고라실의 안과 밖』 『천관녀의 달』 『99인의 자화상』 『은행꽃』 등 21권
평론집
『언어의 광합성, 창의적 언어』
시평집
『시의 향기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