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S

검색영역

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블로그 상세 보기

산수유 꽃
2024-01-12
조회수 : 337

산수유 꽃 

 

꽃샘 추위가 물러나자 일제히 피어나는 꽃들

 

저건 열꽃이다 기침이다 재채기다

 

그때 내가 열이 나고 으슬으슬 춥고 떨릴 때

나뭇가지마다 소름이 돋았다

 

독감을 앓아 나는 몸 져 누웠고,

한 보름 보름달 같은 알약들을 먹으며 이불 뒤집어 쓰고 앓을 때

잠결인 듯 약 기운인 듯 네 이름을 불렀다

 

겨우내 침묵했던 모든 말들이 풀려나며 가지마다 싹이 돋았다

뿌리들 흠뻑 물을 길어 올렸을 터

그때 지구가 기우뚱,

 

나는 중심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창문 너머 바라보던 하늘로 뻗어 올라간 나무의 길들 위에

노랗게 피어난 꽃들

 

네게로 가는 길이 참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