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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세상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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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마할 앞 피자가게 시. 공혜경
2023-04-15
조회수 : 721

타지마할 앞에는 피자 가게가 하나 있다

타지마할의 명성보다 더 유명한 피자 가게다

 

그 가게는 콜라 리필이 안 된다

 

콜라 리필이 안 되는 피자 가게

 

거리엔, 다리가 없는 이

 

크고 맑은 눈동자를 가진 이

 

아기를 아무렇게나 늘어뜨려 방패삼은 이가

 

마치 풀어 논 게자루 같다

 

나는 다리 없는 이를 밟고

 

크고 맑은 눈을 가진 이를 밟고

 

아기를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이를 밟고

 

타지마할의 계단을 오른다

 

붉은 석양은 그들 얼굴에 핀 눈물자국처럼

 

마지막 구원의 순간까지 뜨거운 정원을 만든다

 

오르지 못할 계단 아래 게딱지처럼 붙어

 

단죄의 삶을 씻고 죽음을 거두고 싶은 몸부림들

 

외마디 신음은 야무나 강을 건너 천국의 정원에 이른다

 

그들은 샤자한도 뭄타즈 마할도 모른다

 

다만, 타지마할 앞 피자 가게에

 

콜라가 리필 되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샤자한:무굴제국의 5대 황제

 

*뭄타즈 마할:샤자한이 사랑한 왕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