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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세상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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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혜경의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에 대하여 /시인 공광규
2023-03-24
조회수 : 718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공혜경

어느날은
문득,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뭘 먹을까
어딜 갈까
뭐하고 싶니
묻지 않고도, 입속의 혀처럼
척척 감기는 그런 애인 하나 갖고 싶다
내 눈길 하나만으로도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별을 따오고
손끝의 움직임만으로도
나를 발가벗겨 읽어내려 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그렇게 속 뻥 뚫리게 후련해지는
바람둥이
애인 하나 갖고 싶은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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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평

▲ 공광규 시인 /1986년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 등 다수 시집 출간. 2009년 윤동주문학상, 2011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등.
최근 시집 ‘민달팽이의 사랑노래’에서 한편 뽑았다. 결혼은 연애에서 생활로 이사하는 것이다. 결혼을 사랑의 무덤이라고 한 사람도 있다. 생활은 애인처럼 다정다감하지 않다. 입속의 혀처럼 놀아주지 않는다. 별을 따다 주지도 않는다. 내 속이 뻥 뚫리게 놀아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바람둥이 애인을 갖고 싶어한다. 모두의 로망이다. 그러나 이 바람둥이 애인도 갖는 순간 권태가 시작된다.(공광규/시인)

출처 : 서울문화투데이(http://www.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