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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서녘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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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로주점
2024-07-12
조회수 : 110

 

 

늙수그레한 사람 셋이서
대포 집을 단골로 다니더니
어느 날부터
하나를 어디서 잃었는지
둘만 절름절름 와서
오는 하나 몫까지 홀짝거리더니
그나마 작년부터는
아예 외짝이 혼자만 비칠거리며 와서
둘이 빈자리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그것도 노가리 씹듯
물이 까지 씹으며 마셨다
그러더니 금년에는 가을이 가도록
남은 하나조차 오시지 않는데
아무리 단골이라도 신상정보가 없으니
궁금해도 막연하게 기다리고만 있다
저녁, 술시가 되면
아직 드문드문 술청에서
빈자리 하나가
빈자리 여럿을 껴안고 훌쩍 거리고 있고
맛이나 아는 것처럼 바람이
불빛 사이 사이
술잔 돌리듯 휘휘 둘러보고 간다
집에서 웅성거리던 사람 이야기가
그리움에 잠깐 흔들렸 보다
우리는 아직도 보내는 아쉬워서
늦게 손님이라도 계시다는 듯이
우두커니 열어 놓고 옛길을 살핀다.


*
이미 고인이 되신 인천의 원로 야구인께 이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