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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로주점
2024-07-12
조회수 : 110
늙수그레한 사람 셋이서
한 대포 집을 단골로 다니더니
어느 날부터
그 중 하나를 어디서 잃었는지
둘만 절름절름 와서
못 오는 하나 몫까지 홀짝거리더니
그나마 작년부터는
아예 외짝이 된 혼자만 비칠거리며 와서
둘이 된 빈자리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그것도 노가리 씹듯
쓴 물이 날 때 까지 곱 씹으며 마셨다
그러더니 금년에는 가을이 다 가도록
남은 그 하나조차 오시지 않는데
아무리 단골이라도 신상정보가 없으니
궁금해도 막연하게 기다리고만 있다
저녁, 술시가 되면
아직 드문드문 한 술청에서
빈자리 하나가
빈자리 여럿을 껴안고 훌쩍 거리고 있고
술 맛이나 아는 것처럼 바람이
불빛 사이 사이
술잔 돌리듯 휘휘 둘러보고 간다
이 집에서 웅성거리던 옛 사람 이야기가
그리움에 잠깐 흔들렸 나 보다
우리는 아직도 보내는 일 아쉬워서
늦게 올 손님이라도 계시다는 듯이
우두커니 문 열어 놓고 옛길을 살핀다.
*이미 고인이 되신 인천의 원로 야구인께 이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