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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서녘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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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찜 /문경남
2024-07-14
조회수 : 123

해질무렵  바닷가 여인들의 수근 거림
명태처럼 꾸덕꾸덕  말라 갈때쯤
강릉집 이라고 써 있는 선술집 으로
남자 서넛이 들어가요
삐거덕 되면서도 서로 의지하고
서 있는
낡은 탁자위로
생일을 맞았다는 주인 여자가
푸짐한 장치찜 을 내와요

요 장치란 놈이 생긴건 이래도
맛이 기가 막혀
객지에 나가 있는 내 새끼들 처럼
눈에 착착 감기지

누군가 따라 주는 막걸리에 취한듯
여자의 눈가는 벌써부터 붉었어요

눈에 물컹하고 진득한 미역 냄새가
올라오는 여자의 생일

때마침 난로위
밤알 몇톨이  폭죽처럼
퍽퍽 튀어요

늦은밤 눈보라가
손님 처럼 왔다 간뒤
한 사나흘 장치 속살 같은
시간들과
쉬어 갈수 있다면
하 이맛 또한
눈에 착착 감길텐데요

밤이 새도록 술잔이 오고가는
강릉 집에는
장치 속살 같은 정이 흐르네요

술잔은 사람들 사이 길을 만들고
눈은 그 길 위에 쌓여요
먼데 첫차소리
서울 어디쯤
전할 소식  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