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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서녘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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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자리-
2024-10-17
조회수 : 51

..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은 뒤부터
그대 가까이 다가서지 않습니다.
거리의 창마다 블라인드 내려지면
표면온도 2만도가 넘는 백색 얼굴에
흑가면을 쓰고
조용히 은세공을 합니다.
당신의 손가락에 차례로
보이지 않는 반지를 끼우고 있는 나와
남은 담배를 피워 무는 당신 사이에
지붕 꼭대기 붉은 탑이 있고
내가 태양의 만 배 정도로 내뿜는 빛을
당신은 한 번도 본 일이 없습니다.
지구 위에
완전한 사랑이 없음을 알게 된 뒤부터
나는 혼자
당신의 머리 위를 비추고 있습니다.

*김리영의 연작시 별과 함께 걷고 싶은 저녁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