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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상사화
2024-10-27
조회수 : 37
미당(未堂)이 흘려놓은 꽃뱀들 둥지일까
내년 봄까지 서촉(西蜀)에 마실갔다는
동백들 한숨 꽃 멍울들인가
한여름 꿈쩍 않으시던 선운사 육중한 부도(浮屠)
열반 입술 게송이 환하게 벌어졌네
자고로 꽃이면 극락이지
왠 설움 다비처럼 타올라 상사화라 했느냐
봄이면 동백에 붉게 설웁고
가을엔 너의 주황 단심에 불덩이 가슴 되니
이곳이 분명 염주 알 헤일 고해로구나
차마 재를 넘지 못하는 미련 앞에
청산에 흰 구름도 풍경소리에 짝지으니
에라 이왕 붉게 젖은 초라한 업장
복분자 술에 누워나 보자
한 기 홍
‘문학세계’ 등단(1998). 국제펜인천지역위원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인천문인협회 회원. 갯벌문학회 상임고문(제4대회장 역임). 시집 ‘가을하늘 고흐의 캔버스’. 수필집 ‘은빛 매미의 눈망울’ . 시산문집 ‘출항기’ .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