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블로그 상세 보기
- 모두 보기
- 모셔온 글 ,동영상
- 경희문인회
- 전싱국 예술원회원
- 한명희 예술원회원
- 정대구 시인
- 이영춘 시인
- 유보상희곡작가
- 김영무 희곡작가
- 공혜경 시인과 포에라마
- 권혁수 시인
- 김리영 시인
- 목필균 시인
- 문경남 시인
- 이순주 시인
- 유지희 시인
- 최지하 시인
- 위상진 시인
- 테너 김철호
- 안연옥 시인
- 시인 강만수
- 한기홍 시인
- 임솔내 시인
- 서봉석.홈지기
- 연극을 팝니다..
- 풀잎사랑박용신의 포토 에세이
- 소향 그리고 아즈마 아키
- 신간안내
- 신문 기사 서평 -Subject-
- 명품(그림.사진.음악,그리고 또)
- 이 창섭의 수석이야기
- Photo Zone 찍사 시절
- 신규 메뉴
- 신규 메뉴
- 신규 메뉴
복사꽃 아래 천년 / 시. 배한봉
2024-12-02
조회수 : 33
.
봄날 나무 아래 벗어둔 신발 속에 꽃잎이 쌓였다.
쌓인 꽃잎 속에서 꽃 먹은 어린 여자가 걸어나오고, 머리에
하얀 명주수건 두른 젊은 어머니가 걸어나오고, 허리 꼬부장한 할머
니가 지팡이도 없이 걸어나왔다.
봄날 꽃나무에 기댄 파란 하늘이 소금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파문
지고 있었다. 채울수록 가득 비는 꽃 지는 나무 아래의 허공. 손가락
으로 울컥거리는 목을 누르며, 나는 한 우주가 가만가만 숨 쉬는 것
을 바라보았다.
가장 아름다이 자기를 버려 시간과 공간을 얻는 꽃들의 길.
차마 벗어둔 신발 신을 수 없었다.
천년을 걸어가는 꽃잎도 있었다. 나도 가만가만 천년을 걸어가는
사랑이 되고 싶었다. 한 우주가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