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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설날 감회

세배 돈 주실 할아버지 기다리는 동안
세배 돈 주고 싶은 손자 기다리는 나이가 됐다

서봉석의 설날 감회중에서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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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춘 시인 / 거울에 도달하는 길은
2025-01-05
조회수 : 26

 

무엇을 어떻게 지워야 할까

무엇을 어떻게 버려야 할까

달력에 붉은 동그라미를 친다

동그라미 위에 붉은 사선을 긋는다

월광이 쏟아진다 검은 달빛이다

월광은 달빛 그림자, 그 속에 존재라는 검은 짐승이 살고 있다

거울과 아주 먼 거리에 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나를 볼 수가 없다

거울에게 도달하는 길은 아득하다 도달하기 전에 이미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제의 짐승,

이것이 나의 거울이다 거울에 닿을 수 없는 거울 속 *사트바!

나와는 아주 먼 거리에 있는 거울, 나는 강 이쪽에서 서성거리고

거울은 강 저쪽에서 손짓 한다 내가 나를 만날 수 없는 거울 속,

깨진 거울 속에 웬 낯선 짐승 한 마리 거울 저 반대편에 서서 웃고 있다

*사트바Sattva:산스크리트어 ‘衆生’의 뜻으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