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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설날 감회

세배 돈 주실 할아버지 기다리는 동안
세배 돈 주고 싶은 손자 기다리는 나이가 됐다

서봉석의 설날 감회중에서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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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
2025-01-09
조회수 : 26

 

 

 

 

 

 

  누구의 한숨으로 띄운 먹구름일까

 

후둑후둑 떨어지는 소나기에 지독히 울던 매미들이 뚝울음을 그친다 빗줄기들은 숲을 두들긴다

숲은 거대한 북이 된다

 

두드려라천둥을 동반하고 신나게 두들겨대는 이 작으면서 큰 소리들은 마음까지 들어왔다 나가는

속 시원한 난타의 방식이다

 

봄부터 두드리는 북소리에 싹들은 움텄고 꽃들이 벙근다

 

북소리에 옹이가 빠져나간다 먹구름이 진할수록 북은 더 팽팽해진다 북소리는 종소리처럼 하늘을 울리는 힘을 가졌다

 

울려 퍼지는 북소리는 간절한 북의 마음이다

 

청설모가 재빨리 나무 위로 올라간다

나뭇잎 근처에서 북소리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청설모가 고개를 갸우뚱,

 

순간 비바람에 숲이 부풀었다 꺼진다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활시위 당긴 것인데

이 많은 빗줄기들은 어디로 가나

북소리들은 다 어디로 가나,

 

일제히 마음에 들어가 박히는 촉 촉 촉들!

누군가는 근심에 화살이 적중하고또 어떤 이는 북소리에 가슴이 뻥 뚫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