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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세상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축 김리영 시인 새 시집'푸른 목마 게스트하우스'출간*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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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도/목필균
2023-12-24
조회수 : 314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 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 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마침내 내려두고 조금은 가벼워지십시다.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가볍게 이 시간들을 떠나보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