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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답 시 .서봉석
2024-01-09
조회수 : 377
禪問答선문답
5일 장에서
오랜만에 오일장에 갔다
멀어졌던 이웃들 막 사발부터 정겨워진다
한 순배 돌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절 이야기
봄 타령 잠깐 뒤
스스럼없는 한담閑談이 계속된다
아무리 모질게 바람 불어도 구겨지는 달빛은 없지요
라고 누가 말했다
그럼요! 아무리 어두워도 흐려지는 별빛도 없답니다
라고 맞장구를 쳤지요
어디 그 뿐인가요 허구한 날 밟아도 밟혀지는 햇빛 없고
어둡다고 그늘을 피하는 꽃도 없지요
맞아요, 그리고 아무리 멀어도 흐르기를 멈추는 강 없었어요
라고 거드는 사람도 있었다
춥다고 얼어서 못 오는 봄이 없듯이
무더워도 여름 건너뛰는 가을 없다면서
세월에 익는 낙엽은 식빵 냄새가 나는군요 하기도하고
아무리 미워도 사랑이 싫다는 사람 없고
아무리 뭐 해도 이별 좋다는 사랑 없지요
늘 하늘이 푸르기만 한가요
흐리기도 해야 비취 빛 하늘이 비단결인 것 알지요
아무리 추워도 날씨 탓에 시드는 눈꽃도 없었지만
동천이라고 기러기 날지 못하는 적막 없었고
외짝이라며 못 날아 간다는 하늘 없었지요
원고료 없었다고 써지지 않는 글 없었고
아 참, 빈 집이라고 기다리기 싫다는 외로움도 없었지요
팔자라고 그게 다 그 것이려니 생각하니
세례 받은 날 관불한灌佛 물 맛같이 밍밍한 게
산다는 것, 그냥 바람 결 나누는 선문답
선하품 하던 장돌뱅이들도 파장에, 결국
장사하러 가야 하는 먼 길이 짐으로 남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