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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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2022-10-20
조회수 : 1391
아무렇게나 걸쳐도 썩 잘 어울리는 햇빛이 있다
출산을 앞둔 만삭의 벌판에 내리면
금빛 더 여물어지고
더위 벗어버린 강물에 내리면
물결 부서짐이 빛 부신 백사장 같다
꽃 그림 곱게 핀 먼 산 단풍에
날 빛으로 마주 어울려져 보는 하얀 억새
어느 저녁이건 내리기만 하면
유난히 사설 길어지는 저물 녘 강가에서
아무 곳이고 훌쩍 떠나고 싶다고
별 뜨는 하늘 향해 바람 딛고 일어서는 놀빛
아무 숲이고 내리기만해도 붉게 과일 맛 익히고
아무 가슴이고 닿기만 해도 감빛 물들어
가을은 걸치기만 해도 썩 잘 어울리는 그리움.
낙엽 지는 소리 들리지 않아도
매디슨 카운티 다리의 만남처럼
여전하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한 번 더 아파지고 싶은
가을
바람에 가랑잎 쓸리는 기척은,
쓸쓸함이 외로움 찾아 뒤척이는 소리
아무 저녁이나 걸치기만 해도 잘 어울리는
저 황혼 구름은
해거름이 달밤 보고 자고 가라고 깔아주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모던 보헤미 카페트
오늘 밤 우리는
아무렇게나 불러도 잘 들리는
땅이 하늘 찾는소리
하늘이 땅을 부르는 소리
눈물을 건너며 서로가
서로에게 목이 메이는 소리
아무렇게나 해도 썩 잘 그리워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