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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세월에게는 정지 신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벌써 해거름 녘
세상이 붉게 저물어 가고 있다

*축 김리영 시인 새 시집'푸른 목마 게스트하우스'출간*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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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방
2024-02-18
조회수 : 295

그 방의 문지기는 수련인데요

바람과 구름을 거느리는 수련은

꽃을 피워 문을 장식했어요

파문이 일었고,

파문인다는 건

누군가 그 방의 문을 따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이 계절 열쇠인 꽃들과 소금쟁이……

새들조차도 그 문을 열 수가 없어요

그리하여 문 밖을 배회하고 있는 것들

수염 길게 늘어트린 수양버들이

잉어들의 복화술을 듣고 있는 시간이네요

석양이 투신해 방을 데우다 사라지는 사이

누군가 돌 하나를 냅다 집어던졌어요

풍덩, 자물쇠 따는 소리 선명하게 들리더니

문지기는 놀라 몸을 움찔하고요

누군가 무심히 던진 돌이 문을 열고 들어갔어요

그 돌,

달과 별을 잠재우는 방의 구들이 되는 줄은

아무도 몰랐어요

수련이 부유하는 그 곳

붉은 얼룩무늬 잉어가 사는 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