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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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무렵
2024-05-30
조회수 : 138
폐업무렵
이 호선 삼가 역에서
삼 호선 삼가 역으로 건너가는
지하통로에
오일장보다 더 가끔 떴다 장이 선다
그것도 역무원이 잠깐 뒤돌아선 순간이
전 영업시간이다
노파 사장님께서는 세월 일구기가
묵정밭보다 더 힘들었는지
손이 갈퀴손이다.
그 손으로 머루, 달래며 도라지를 다듬는데
아기 삼칠일 목욕 시키듯 알뜰하시다
신문지에 벌려 논 천연 산 귀물들이
사회면 지방 기사로 읽히는 동안
한 꺼풀씩 촌티를 벗기며
속을 발라 내시는데
고향 산천 체취가 비염 걸린 지하도를
허브 향으로 멋 내준다
이미 폐업 신고했을 텐데
뭘 더 하겠다는 건지 자꾸 구시렁거리는
그 치마 속에서 아무도 점지하지 않았는데도
심신 산천을 잉태한 산 더덕 한 뿌리
달리는 전동차에 고향 맛을 실어주고
신장개업한 폐업 무렵이
물레방아 도는 내력을 잘 아는 산 나물
그 친 자연 방향제로
역구내를 명랑 일색으로 가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