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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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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딲다가, 문득
2024-08-29
조회수 : 60

 



모처럼 신발을 딲다가 문득
내가 신발을 신고 다닌게 아니라 
신발이 나를 신고 다닌 아닌가 의심하게
신발장 안에 있는, 샌달
슬리퍼 , 그리고 단화 닮은 집적회로가
일제히 부르릉 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신다 버린 신발이 켤레나 되고
그걸 신고 얼마나 많이 걸었을까 생각해 보니
바닥을 임의 제도 분할 손금이
천기 누설하는 타로 암호로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에는
걸음으로 바람만 걸어 다녀서
딛기만 해도 말랑말랑한 꽃신 자국 뿐이었는데
발이 265mm 커지고 나서는
아예 한쪽으로만 닳는 뒤축 때문에
중심 선에서 벗어난, 궤적을 도는
어처구니가 됐는데
이제는 헐렁하게 늘어 지기까지 해서
바람도 신어보다 가고
그림자도 질질 끌고 다니는 ,
어느 선이 근본에 닿는 길일까 궁리 보지만
아직도 기침 터지고
취했다고 비틀거리기나 하는 속물로 서야
새로 신어봐야 여전히 문반 같은 보폭일
가봐야 길엔 아직 가본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가지 말아야 진창은 피해 줬으니
신으로 새길 찾다 타향 살이 하게 되느니
익힌 혼주魂主 함께 그냥 가는 밖에
그래서 지금도 여전하게 낸다고
무쳐가며 열심히 닦는다
거울처럼 비취이는 비로봉은 없지만
탓은 아니라는 혼자 반들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