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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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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은 듣는 것이다
2024-09-03
조회수 : 76
이 악보의 곡은 창문이 열리면서 시작된다 펼쳐진 화선지 위에 한 자루 붓이 어둠을 토해낼 때
힘 있게 그려지는 포도 줄기들, 달빛과 먹이 섞이면 비백이 생긴다
조용히 월광이 흐른다 가끔씩 바늘이 튄다 둥근 달에 LP판을 걸고 싶은 날이 있다
날개를 터는 놈, 털 고르는 놈, 지저귀는 놈
한낮의 새들 모습을 음표로 앉히고 싶은 날이다 전깃줄 위에 썼다가 지우고 또 썼다가 지우는 새들의 날갯짓을 따라 페이지들 산으로 넘어가고
손목을 따라 그려지는 붓끝의 춤사위가 한껏 리듬을 타는,
허락된 시간의 풍경은 노래다 달빛은 듣는 것이다
붓끝에서 노는 포도넝쿨 넌출넌출, 선율을 따라 춤을 춘다 창문 쪽으로 뻗어간 넝쿨이 달빛을 잡아당긴다 달은 밝기를 조금 높인다
마당가 배롱나무가 하늘을 향하여 붉게 분수를 터트린다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도 지지 않고 분수를 터트린다 던져지는 물의 높이가 모두 제 키를 넘지 못하지만 잎이란 잎은 달빛을 듣는 중이다
슬그머니 벽을 타고 기어 올라온 담쟁이덩굴들, 창문 쪽으로 바싹 붙여진 넝쿨이 숨을 죽인다
농담이 잘 어우러진 포도나무, 클로즈업된 한 쪽 어깨가 화선지 위에서 으쓱거린다 달빛을 듣느라 펼쳐진 잎, 널따란 잎들
창문은 악보처럼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