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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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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설화
2024-05-16
조회수 : 179

 

내가 전생이란 곳에서

나무꾼으로 살고 있을 때

처음 그녀를 보았는데

안개 꽃등 환하게 은하수 건너는 오작교에서

빨간 댕기 물린 긴 머리채가

춘향이 그네 타듯 휘날리는 것 아름다워

대 물림 가락지 건네며 정들기를 청했더니

春興 춘흥에 들뜬 마음만 있다면

Couple Ring 같은 것은 하지 말고

아예 가슴 째 심장을 바꿔 차자고 해서

토끼 간 내듯 내 것 건네고

그녀 가슴을 내 맥박 소리로 모시고 다녔는데

그것이 천리를 어긴 동티가 되어

하나는 먼 하늘로 별 되어 귀양 살러 가고

나는 이승에서

허구한 날 그때와 이때 사이에서 흔들리면서

현기증 깊어지는데

서로 가슴 나누며 사는 세상 모든 그리움이

소원으로 날아올라

파종한 듯 별을 심어 은하수 더 반짝이게 하고

세상으로는 아침 이슬로 풀숲 젖게 하려는지

지금도 때아니게 유성우 내리고

지금도 어디에는 별빛으로 더 명랑해지는 달밤

사랑이라서, 오직 사랑이라서

이승에서 來生 내 생 가기까지, 여기저기에서

새가 울음을 새 노래로 달래는 소리.

지금이 전생이 되는 내생에서는

모습을 되찾은 그녀가 도술 해서

생시로도 만져지는 따듯한 꿈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