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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블로그 입니다

서봉석(sbs3039)
시 처럼 살기
-벽년해로-

아직 내어줄
가슴이 있고
기댈 어깨가 있으니
우리 백년해로에
아쉬울 일 없다
부부란 서로에게 마음이 되어 주는 일로
정 나눔 하는 사이





시詩사랑하기 바빠서 늙을 틈 없네*서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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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발코니 글 이영춘 시인
2023-11-12
조회수 : 426

옆집 발코니

 

발코니에 불이 켜진다

한 남자가 어둠 속에서어둠 안개 속에서

소주잔을 기울인다 어둠 그늘을 마신다

잠든 벌레들이 일제히 일어나 윙윙 불을 켜 들고 사내의 목덜미를 당긴다

술병이 쓰러진다 빈 잔에 달빛을 채운다

어둠이 비껴간다 달은 없는데 달빛이 빈 잔에서 출렁거린다

 

떠나간 한 사람의 얼굴이 흔들린다 사내의 잔 속에서ㅡ

사내가 서성댄다

안개 속으로 검은 운무가 지나간다

늦은 밤이다 고요가 고요를 몰고 가는 깊은 밤,

천지가 죽은 듯 엎드려 있다

빈 발코니에 고요가 잠을 털고 일어나

사내의 발자국을 더듬는다